알만한 분은 다 기본적으로 숙지하고 계시는 사항이기에 새삼스럽게
"전차남? 그거 지어낸 얘기예요"라고 쓰기도 부끄럽습니다만 요즘
드라마 방영에 이어 만화 출간도 있고 해서 전차남이 사실인줄 아는
분이 제 주위에도 아직까지 많이 남아있습니다. 일일이 설명하기도
귀찮으니 여기에 대충 써놓고 누가 물어보면 여길 보여드려야 (...)
덴샤오토코(편의 상 전차남으로 표기)는 인터넷 게시판의 로그를 편집 출판한 책입니다.
이 책이 출판 됐을 당시, 아사히신문에 서평이 실렸는데 다음과 같이 리뷰되어있습니다.
--(전략)
--전차남은, 정확히는 3월 14일부터 5월 17일까지의 이야기다. 그러나
--이 책에선 게시판에 게재된 마지막 날을 태연히 삭제하고 그 전날로 완결시켰다.
--왜냐하면 넷 상의 전차남은 그 결말 후에도 계속 등장하여 에르메스와의
--성교 직전의 행위를 투고한다. 그 때까지 응원하던 게시판 주민들은 황당해하며
--그러지 말라고 충고했지만, 폭주를 시작한 전차남은 끝내 무시하였다.
--왜일까? 게시판 주민들을 속이는데 성공했다는 승리의 함성일까?
--아니면 어느샌가 게시판 사람들의 갈채를 받는 것이 그의 목적이 되었기 때문일까?
--이러한 의문이 제기 될 "5월 17일"을 매장함으로써
--이 작품은 훌륭히 "순애純愛"의 탈을 쓰는데 성공하였다.
--(2004년 11월 28일 타카하시 겐이치로)
물론 이러한 의혹이 있다고 해서 전차남이 뻥이라는 증거는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착각하는 부분은, 출판사가 "순애물이에염 실화를 바탕으로 했어염"
그런다고 해서 "정말 사실이니까 그렇게 말하겠지" 하는건데, 그건 분명 실수입니다.
그건 어디까지나 출판사가 팔기 위해서 내건 문구에 불구하며, (뻥이면 안 팔리겠죠?)
실상은 "출판사가 실화라고 주장하는" "실화일지도 모르는" 이야기에 불과한 것입니다.
출판측은 후에 "전차남을 실제로 만났다"며 "인터뷰를 했다"는 사실까지 날조해내지만,
어떻게 전차남을 찾아내어 만났는지 밝히지 않았으며, 만났다는 사람이 진짜 전차남이라는
증거 또한 제시하지 못 했습니다. 게시판 관리인 H씨의 증언만이 유일한 증거이죠.
H씨는 게시판 주민들의 거친 반대를 무시하고 전차남 출판에 동의하고 로그를 제공했을
뿐더러 "전차남을 직접 만났다"는 증언까지 했는데 이 사람은 대형 익명 게시판 사이트를
운영하느라 돈이 많이 필요한 사람인데요. 과연 아무 대가 없이 추진한 사항일까요?
어찌 됐건 전차남은 사실임이 증명된 적이 없으며, 그것을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라고
선전해서 책을 팔아먹는 것만 해도 충분히 비난 받아 마땅한 일이며 왈가 왈부할 것 없이
뻥이라고 무시하면 그만인 내용입니다만, 그게 50만부가 넘게 팔렸으니... (지금은 100만?)
물론 뻥이라고 증명 된 것도 아니지만 의혹은 수도 없이 제기 되었지요. 대표적으로는
--역무원의 이상한 대응 (JR에 문의하니 그런 대응은 안 한다는 답변이 옴)
--미칠듯한 스피드로 배달 된 감사의 표시 (에르메스가 보낸 티 컵의 배달 속도)
--첫 데이트 때는 시간 상으로 모순 있음
--홍차매니아인데 홍차 따르는 법이 잘못 됨
--브라를 벗길 때 부자연스러움 (출판시 삭제된 부분)
--성행위 상황 중계를 에르메스가 지시했음 (출판시 삭제된 부분)
--전차남 본인이 게시판 주민인척 분위기 조성하다 발각된 전적 있음 (자작자연)
--그런 부분은 해킹 당했다고 주장 (ID 도용 되려면 최신 컴퓨터로 34만년의 해석 필요)
--정말 ID가 누출(?) 됐다면 더 강력한 피해가 있었을 것임 (물론 그러한 역사는 없음)
--설정 상 22살, 말투, 취미나 수집품으로 보면 3~40대. (참고로 책의 편집자는 40대)
--정리 사이트(출판 된 사이트) 갱신 타이밍이 전차남 출현과 겹치거나 별 차이 없음
--정리 사이트에서는 의혹이 제기 될 만한 부분은 전부 무시 & 삭제하며 정리 됨
기타 등등 (이상은 모 전차남 관련 사이트에서 정리한 의문 중 일부입니다)
쓰다 보면 끝도 없지만 이렇게 "이상하다"는 반응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리 연구와
검증을 해도 "전차남이 사실이라는 증거"는 커녕 "사실일지도 모른다는 가능성" 조차
발견 되지 않았습니다. 결국 "정리 사이트 운영자가 사람들을 선동해서 전차남
이야기를 완성 시켰고, 인기가 있으니까 책으로 냈다"는 것이 정설이 됐으며, 이것은
허무맹랑한 음모설 같은 것이 아니고 누가 봐도 유추할만한 당연한 결론인 것이지요.
물론 전차남이 사실이든 뻥이든 상관 없지만 삭제 된 부분만 넣어서 출판했더라도
지금처럼 순애스토리로 팔리진 않았을테니 충분히 창작성을 인정할만하지 않을까요?
이것은 편집의 승리인데, 100만부가 팔렸으면 편집자는 과연 인세를 몇프로 받을까?
(편집자는 전차남 스토리를 지어내서 사람들을 낚은 본인이라는 의혹의 주인공입니다)
또한 전차남 스토리가 전개 된 게시판의 관리인 H씨는 "익명 투고라 저작권 없다"면서
게시판 사람들의 반대를 무시하고 출판을 허가했습니다. 내가 활동하던 모임의 글들을
"내가 관리자니까 나한테 권한 있어염"하고 회사가 멋대로 출판하면 기분 좋을까요?
(따지고 보면 익명이어도 권리는 있다고 하네요 고소도 가능합니다 완전 불법 행위임)
그래서 당사자들은 "전차남을 보고 왔는데염~"하고 게시판에 들어와서 물 흐리는
사람들을 보면 속 터지고 급기야는 전차남 자체를 싫어하게 된 것이지요. 그래서
모게시판 고참들은 전차남을 싫어한다는데 거기까지는 자세히는 모르겠고 ....
이상이 전차남의 실상이었습니다만 저는 전차남이 사실이든 거짓이든 관심도 없고,
사실 여부에 관계 없이 전차남이라는 "작품"을 무척 좋아합니다. 재밌게 읽었고요.
전차남의 재미는 전차남 본인과는 별 관계가 없습니다. 가끔 웃긴 소리도 하지만...
정말 재밌는건 게시판 사람들의 반응입니다. 응원과 조언, 염장에 쓰러지는 모습 등
그들의 진심이 담긴 덧글들은 지어낸 이야기도 아니고 날조 된 것도 아닙니다.
진실이기에 재밌는 것입니다. 진정 재밌는 것은 그 사실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게시판 형식으로 출판된 서적이 인기를 끈 것이며,
"실화를 바탕으로 한 스토리"라는 문구에 현실감을 부여했습니다.
게시판 사람들이 한마음이 됐던 기록은 틀림없는 사실이기 때문에
완전히 거짓말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비록 편집 되었더라도
우리가 적나라한 게시판의 흐름과 기록을 읽은 것은 분명하니까요.
즉 전차남의 주인공은 전차남이 아니라 게시판 사람들인 것입니다.
전차남은 어디까지나 연출자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돈은 전차남이
다 챙기고 (전차남이 편집자 본인일 경우) 주인공들은 무료 봉사죠.
감동적이지 않습니까? 자본주의의 냉혹함을 보여주는 논픽션 스토리! (펑)
재주는 곰이 넘고 돈은 사람이... 착취 당하는 자와 이용하는 자! 비바! (퍼펑)
전차남의 뒤를 이을 "독남"이라는 책을 무단 출판하려는 계획도 있었습니다만
금방이라도 들고 일어날듯한 독남(전차남의 무대가 된 독신남성판의 주민들)들의
분노가 극에 달하자 독남의 출간은 무기한 연기 될 수 밖에 없었다고... (과연 향방은?)
이렇듯 알고 보면 말도 안 되는 소설인 "전차남"입니다만,
드라마나 만화, 영화로 관련사업이 전개되면서 원본인 "문제 많은 전차남"이
안고 있는 문제를 극복할만한 의미를 가진 작품이 많이 나온 것 같습니다.
영화는 안 봤지만........ 드라마판 전차남은 원본보다 더욱 오타쿠에 대한 편견을
조장할만한 설정이긴 했지만, 오타쿠를 긍정하는 결말로 끝나는 좋은 드라마였고!
수많은 만화 중 다른건 못 보고 하라 히데노리씨꺼만 봤지만 1권은 아주 재미있었고
2 3권은 원작에 너무 충실해서 신선함은 없었지만 참 잘 그린 만화였던 인상입니다.
재밌는건 재밌게 즐기면 되는 것입니다.
뻥이라고 솔직히 밝혔으면 그렇게 팔리진 않았겠지만,
순애 좋아하는 여성 독자가 오타쿠를 이해하는데 일조 했을지도 모르고...
재밌는 드라마도 나왔고... 좋은 영향도 있었으니 무조건 나쁜건 아니에요.
(현대사회에선 경제효과야말로 정의이기 때문에 무조건 좋은게 맞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전차남의 주인공은 당시에 게시판에 있었던 그 사람들이며,
그들의 리액션과 희생에 의해 전차남이 태어난 것임은 명심해야 하겠습니다.